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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서옹스님

서옹스님 법문집 [사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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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2-11 10:03 조회1,7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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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정신을 맑게 하는
서옹 큰스님 법문집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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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옹스님 법문집 [사람] 11.

베틀에 실없이 베 짜는 일이여


얼마 전에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의 주최로
재일(在日) 한국사찰인
고려사에서 주관한 세계평화기도법회 참석차
일본에 다녀왔다.

각 불교나라의
스님 및 학자들이 한 곳에 모여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도 열고
학술발표를 하는 등,
불법을 바탕으로 불교인들이
세계평화 수호에 앞장서자고
다짐하는 그런 모임이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일본의 오사카공항에 도착하는데
약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외국이라 하면 먼 곳이라 여겨지지만,
요즘은 과학의 발달로
한국에서 일본가는 것이
마치 수국사에서
서울의 어느 곳에 가는 것보다
빠르고, 쉽게 되었다.

이와 같이 과학문명이 발전을 거듭하여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 것은 틀림없지만,
그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은
물질을 존중. 숭상하는 이상현상으로 나타나
인간 정신의
황폐화로 인한 위기를 우려하게 되었다.

물질 숭배는
훌륭한 인간성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타락을 조장했다.

물론,
개방된 성(性)을 즐기고 자유를 누리는 것이
일면, 좋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가정과 사회의 질서가 무너져서
참으로 혼란을 겪고
불행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가정뿐 아니라
거시적으로 보면 모든 역사관이
‘대립을 투쟁으로 해결한다’는 역사관으로
역사를 창조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1대 1,
혹은 극소수와 극소수가 대립되어
지역별로 전쟁이 일어났지만,

오늘날의 무기라는 것은
모두 알다시피 핵무기. 수소폭탄 등
그 위력이 가공할 만한 것들이다.

혹시라도 그런 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까지 통틀어
전 생명체가 일시에 전멸하게 된다.

이처럼 과학문명의 혜택으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인간사회는 말할 수 없이 황폐해졌고
더욱이 인간성마저
잃어 버렸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과학문명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노자철학을 보면
원시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역사를 역행해
미개한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말한 바와 같이 과학문명은
여러 가지 훌륭한 점이 있으므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다만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훌륭한 원리가 바탕이 되어
과학문명 창조의 밑거름이 되느냐,
이것이 큰 문제인 것이다.

다행히 이러한 과학문명의 병폐를
과학의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은 피상적이고 단발적인 치료일 뿐,
근원을 다스리는 근본적인 치유는 아니다.

나는 과학자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는
신경생리학 분야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인간의 뇌에는
대뇌피질이라는 얇은 층이 있기 때문에
창조하고 상상하고 비판하고 기억하는 등
만물의 영장 역할을 한다고 한다.

가령 냇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음악 소리로 느끼는 것은
다른 동물에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과 같다.

또 밤하늘억 반짝이는 별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 역시 사람뿐이다.

이리하여
호모 사피엔스, 즉 지혜가 있는 사람,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대뇌피질은
수백만 년 동안 진화의 역사를 가지면서
점차 발달되어 왔다고 한다.

이 대뇌피질 안에는
대뇌변연계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수천만 년 동안 진화, 형성되어
호랑이. 늑대. 개 등의
포유동물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대뇌변연계 안에는
뇌간척수계가 있는데
이것은 뱀. 악어 등 파충류의 뇌에서 볼 수 있다.

뇌간척수계 역시
수억 년의 진화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뇌간척수계를 가진 동물은
하등돌물로서 본능대로 살 뿐이다.

이렇게 인간의 사고를 좌우하는
대뇌피질 안에는
대뇌변연계. 뇌간척수계 등이 있어 .
인간이 하등동물에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진화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것으로 볼 때
인간은 파충류나 포유동물과 한 생명체이며
나아가 우주 전체가 한 생명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개개의 생명체를
전체적인 한 생명체로 보는
불교의 교리와 통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과학에서는 홀로그래피를 이용해서
물체의 실상을 밝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홀로그래피란
물체에 레이저광선을 쐬어
그 물체의 입체상을 재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렌즈를 사용해 찍은 사진에
레이저광선을 쐬면
보통사진에는 평면만 나타는데
홀로그래피를 사용한 사진에는
사진 뒤에 숨어 있는 입체상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또 홀로그래피는 사진의 일부분에
레이저광선을 쬐더라도
부분만 입체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피사체의 모든 부분이 입체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렇듯 발달된 과학의 한 단면에서도
[화엄경]에서 말한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
라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자기 마음자리와 하나가 되어서
절대의 한량없는 도리,
즉 ‘낱낱의 하나가 곧 전체다’라는
우주법계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마치 작은 컵 하나가
곧 우주 전체가 된다는 말과 같다.

이 작은 컵 속에 우주 전체가 들어가고,
하나가 곧 전체가 되고 일체가 되며,
일체가 하나가 되는 그것이
[화엄경]의 도리인 것이다.

또 칼 프리브람은
뇌에서 기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연구하다가
뇌의 어느 일부만이 기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기억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듯 뇌의 기억작용도
일체가 곧 하나라는
[화엄경]의 원융무애한 도리 밝혀준다.

그런데 ‘하나가 곧 일체’라는
진리를 인지하는 ‘놈[者]’,
즉 주체가 무엇이냐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과학자들도 절망에 빠져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지만
이것은 의식의 순수한 근본에 그쳤지,
그것을 초월하지는 못한 것이다.

또 공자는
‘천명(天命)이다’하여
인간이 지극 정성으로 들어가서
하늘과 통하는 ‘천명’까지는 갔지만
인간을 완전히 부정하여 초월하지는 못했다.

노자. 장자가 주장한 ‘도(道)’ 역시
무의식의 차원에 불과한 것이어서
인간의 본래 참모습을
완전히 깨닫지는 못했던 것이다.

인도의 브라만교와 힌두교에서
브라만, 아트만이라하여
대아(大我)와 참나[眞我]를 주장하는데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경지마저 타파하여
초월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무아(無我)를 주장한 것이 불교의 특징 아닌가.

이와 같이 불법이야말로
모든 것을 초월해서
자기의 근본인 참모습을 완전히 해결하며,
자유자재한 주인공이 되어
과학문명을 더욱 훌륭하게
창조할 수 있는 기본바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종교는
불법, 선(禪)밖에 없는 것이다.

선(禪)이란
의식과 무의식까지도 타파하고 초월해서
형상이 없는 자성(自性)을 깨닫고,
다시 거기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뛰어넘어서 자유자재한 것이다.

이것은 도대체 어떠한 경지일까!

아래에서 말하겠다.



 조산(曺山) 스님이 상좌에게 물었다.

“부처님의 참 법신은 허공과 같아서
만물에 응하여 모습을 나타냄이
마치 물속의 달과 같다 하였는데
어떤 것이 응하는 도리인가?”

덕상좌가 말하되,

“나귀가 우물을 엿보는 것 같습니다.”

조산 스님이 이르되

“말은 재빠르게 했으나
다만 8분만을 말했도다.”

덕상좌가 다시 묻되

“화상은 또 어떠하십니까?”

조산 스님이 말하되

“우물이 나귀를 엿보는 것과 같느니라.”


천동각(天童覺) 스님이 송(頌)하기를

나귀가 우물을 엿보고
우물이 나귀를 엿보니
지혜는 끝없이 크고
청정함은 남아넘치도다.

팔꿈치 뒤에
인장(印章)을 누가 아는가?
집 안에는 책을 두지 않는다.

베틀에 실없이 베 짜는 일이여
문채(文彩)가
가로 세로 제멋대로 다르도다.


내가 여기에 대하여 착어(着語)하겠다.

동(動)하는 가운데에 고요함이여
고요한 가운데 동(動)함이라.

세 다리의 쇠당나귀가
허공 속을 달아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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